철새 철새를 찾아 새를 찍으러갔다 카메라 파인더 속으로 새를 잡아두기 위해 철원으로 갔지만 새들은 어디로 가고 빈 들 뿐 새들은 멀어도 너무 멀리 있었다 다리가 아파 마른 논둑에 앉아 쉴 무렵 누군가이 전화가 울리고 새들이 모이를 찾고 있는 논바닥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왔다 차를 달.. 사진방/풍경 2016.05.13
연밥--괴산 연밥 정인보 표소에서 였다 다들 산수유 꽃 그늘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데 뒤란 작은 연못에서 물위에 둥둥 뜬 빈 연밥을 보았다 연 씨앗은 떨어져 다시 물 밑으로 가라 앉았는지 입 큰 금붕어 뱃속에서 물을 불리고 있는지 몰라도 둥둥 뜬 가벼운 삼각형이 비워 낸 몸임을 알려주었다.. 사진방/풍경 2016.05.08
리본 검은 리본을 매달다 아무 일도 아닌 날 검은 리본을 문 밖에 단다 빛이 아린 아침 나절 그림자를 더 진하게 느끼고 싶어 검은 리본을 내단다 검은 리본 너머 검은 그림자가 더 깊어진다 딱딱한 벽이 잠시 느긋해져서 묽어진다 검은 그림자 자리로 햇살 하나가 숨는다 흔들리는 그림자 흔.. 사진방/풍경 2015.12.13
소나무와 한옥 소나무와 한옥 그렇게 뒤에는 산 그리고 거기 소나무들 오랜 시간을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면서 청정한 마음을 닦아오고 있는 것일까 저 남향으로 난 한옥 대청마루에서 솔바람 소리를 들어볼까 사진방/풍경 2015.11.02
배롱나무-덕수궁 덕수궁 배롱나무 저 나무는 잊지 않고 있겠지 바람도 햇살도 눈보라까지도 사람들이 와서 소리치는 것들도 때로는 소스라쳐 놀라 절로 가지가 굽어지는 밤을 잊을 수가 없겠지 사진방/풍경 2015.10.28
낙동강 2015 가을 고향마을의 강은 늘 저렇게 느리게 흐른다 낙조가 들면 물이 돌아가는 삼각주 아래서 저녁 물고기를 건진다 튀어 오르는 물고기들의 은빛 비늘이 노을과 어울려 빛이 곱다 간혹 황혼을 바라보는 새들 그 등 뒤도 다소 쓸쓸하다 사진방/풍경 2015.09.21
자전거 타는 사람 지나가는 사이 흘러간 저 물은 다시 이 자리로 오기엔 너무나 멀다 아래로 한없이 흘러갔다가 햇살에 증기가 되어 다시 하늘로 올라 여기 이 강의 상류에 비로 내려야 이 자리에 올 수 있다 지금 저 자전거가 지나간 자리 다시 돌아오는 길이지만 바퀴가 기억하는 그 자리는 아니다 내가 .. 사진방/풍경 2015.09.18
길-호로고루 성에서 길 그 길 앞에 서 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요. 그리고는 걸어갑니다. 약간은 굽은 길 그 길을 걸어서 때로는 뛰면서 젊은 날을 보냅니다. 어쩌면 이 길은 인생의 길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는 언덕으로 오릅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과 만납니다. 함께 멀리 강도 보고 산.. 사진방/풍경 201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