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헤럴드-풀을 베다
詩의 뒤란, 창 너머로 보는 시심서정문/풀을 베다입력 2026.08.19 10:01제주헤럴드(Jeju Herald)다른기사 보기바로가기다른 공유 찾기기사스크랩하기본문글씨 키우기본문글씨 줄이기풀을 베다서정문/수필가새벽에 잠이 깨니 밖은 아직 어둡다풀을 베어야겠다고 세 번 중얼거리고 잤는데알람 없이도 일찍 눈이 떠졌다4시 48분어둠은 아직 창밖을 서성인다천천히 차를 몰아 원림으로 간다한 달쯤 전에 베었는데벌써 망촛대 흰 꽃이 온 밭을 덮고 있다예초기 날이 어둠을 밀어내고흰 꽃들을 차례로 쓰러뜨린다연한 대궁은 닿기만 해도픽, 픽 소리를 내며 맥없이 꺾인다풀꽃들이 우수수 떨어진다허리 아래가 잘려나간 풀들이한꺼번에 땅으로 몸을 눕힌다간혹 억센 줄기를 벨 때면손잡이를 쥔 손이 덜컥거린다너무 많은 살생을 한 탓인지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