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엮어 길을 내다

빗물에 꽃 떨어진다 저 편편한 등으로 눕자 등이 촉촉해진다 등이 따스해진다 꽃잎위에 꽃잎 떨어진다 등 따스하고 촉촉하면 되지 꽃잎 떨어지는 날 꽃잎 지는 날

쌩뚱맞다 꼬치피는 봄날에 묵은 꽃 그림이나 보고 있다니 빛 바래고 죽은 꽃잎도 꽃잎은 꽃잎인게지 더 날아갈 색도 빛도 없어 누렇게 뜬 얼굴이라니 이 봄에 아직 겨울속에 갇힌 몸 그래도 운치가 있지 않니 저 은은하고 빛 없는 몸 그 빛 바랜 꽃잎들 고향마을에 홀로 남은 어머니 얼굴 ..

지나간 흔적 아무도 살아 있을 때는 알지 못했다 꼭꼭 여며서 보여주지도 않았고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목이 잘리고서야 드러났다 잎이 푸르게 무성하였던 날도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있을 때에도 바람이 스쳐가듯 겉으로만 쓰다듬어주곤 갔다 죽어서야 비로소 가슴을 절개 하고나서야 ..

물빛으로 물은 수 많은 빛을 품으로 받아들이고 또 반사도 한다 빛이 굴절되어 다시 일어나는 수면 저 빛속에서 물이 반짝인다

회암사의 늦가을 은 수능시험을 위한 등으로 기원을 하고 있다 바람이 불어 등을 흔들고 등은 붉은 염원을 매단 채 가을속으로 걸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