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인가 기생인가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그 옆에 그 나무를 타고 덩굴나무가 자라고 있다. 수십년을 자란 듯 나무는 아름둘레의 크기에 키도 엄청나게 크다. 덩굴식물은 그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멀리까지 보고 있다. 자력으로는 기껏 담벼락 높이 밖에 오르지 못할 나무가 높이 올라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다.
공생이 맞는가 싶다.
그 세월동안 서로 죽고 죽이지 않고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그렇지 않은가.
함께 사는 것에 익숙한 탓인지 나무는 시간이 갈수록 더 잎을 푸르게 매달고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다.
너무 꼭 껴안고 있어서 뗄레야 전혀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밀착이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