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서귀포를 원색으로 물들이는 나무가 있다.
동백이 그 으뜸이요. 다음은 먼나무가 아닐까.
가로수로 심은 먼나무가 온통 붉은 열매를 맺고 섰다.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모습.
서귀포의 거리와 공간을 아름다운 붉은 구슬로 채우고 있다.
동백은 그 꽃잎을 떨어뜨리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지만, 저 먼나무는 허공에 서서 삶의 지난한 모습을 오래 보여준다.
저 나무가 무슨 나무인가를 관광객이 물었을 때,
아 저건 먼나무여. 한다면 얼른 알아듣지 못할 수 도 있다.
그 나무가 바로 먼나무.
서귀포의 길거리를 바알갛게 물들이는 저 나무.
서귀포의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