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쪽으로 가다가 마침 신흥리에 있는 친구의 집을 들러볼까 하여 길을 틀었다.
토요일 아침. 맑은 공기가 시원한 느낌.
네비는 작은 올레길을 따라 안내하다가 작은 언덕을 오르게 한다.
오름으로 가는 길목인 것 같았다. 작은 언덕을 넘자 왼편에 풍차를 세워둔 카페가 눈에 보였다.
마당에는 컨테이너 세 개를 포개 올린 전시관이 있고,
카페 문을 열자 중년의 남자가 혼자 나를 맞이한다.
주인은 원래 체육교사를 했단다. 해외를 많이 다니면서 특히 남미 쪽의 사진을 많이 찍은 듯하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전시해두었다. 그 사진들을 일일이 설명을 해준다.
커피 한잔을 시켜 마시고, 바깥의 전시장도 덤으로 구경했다.
혼자 여기를 사서 리모델링을 하고 산단다. 카페와 전시관, 그리고 작은 펜션 한 동도 있다.
육지에서 여기 내려와서 이렇게 살아가는 그 모습.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그 모습에 박수를 치고 싶다.
그러나 제주에서의 생활이 녹록하거나 돈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할 텐데....
아토란 이름으로 간판을 걸고 저렇게 생활하는 저 육지 사람.
간간히 사람이라도 찾아주어 그 쓸쓸함을 덜어주었으면 한다.
나도 이 길은 처음 가는 길이었는데, 우연히 풍차를 보고 들어가 보았다.
사진을 좋아하고, 제주가 좋아 여기 와서 사는 육지 사람.
제주 사람이 되어가려면 또 얼마나 시간과 노력과 쓸쓸함을 극복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