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나무를 자르지 않고도 나이테를 헬 수 있을까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7. 6. 12:36

 

 

 

 

 

 

나무를 자르지 않고도 나이테를 헬 수 있을까

 

 

허리를 자르지 않고서는

나무의 정확한 나이테를 헤아릴 수 없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허리를 잘라 보아야만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사람도 그저 보아서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겠는가

나이테를 헤아리는 건

나무의 무성한 잎

튼튼한 줄기를 가늠하는 일

사람도 얼굴을 보고

손등의 주름을 보면서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가

나무도 베어져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 뒤

벤 자리가 거뭇거뭇 해져서야

제대로 나이테를 볼 수 있다

사람도 검버섯 몇 개 쯤 얼굴에 피어나야

살아온 시간의 그늘을  볼 수 있을까

그래야 지난 나이테의 간격을 볼 수 있을까

 

 

 

 

 

 

'시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가중이라 오늘을 쉽니다  (0) 2011.07.08
어둠에서 빛을 보면  (0) 2011.07.07
오지마 제발 오지마  (0) 2011.07.06
버섯도 하나가 피지는 않습니다  (0) 2011.07.05
배를 강 바닥에 남기고  (0) 2011.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