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자르지 않고도 나이테를 헬 수 있을까
허리를 자르지 않고서는
나무의 정확한 나이테를 헤아릴 수 없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허리를 잘라 보아야만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사람도 그저 보아서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겠는가
나이테를 헤아리는 건
나무의 무성한 잎
튼튼한 줄기를 가늠하는 일
사람도 얼굴을 보고
손등의 주름을 보면서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가
나무도 베어져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 뒤
벤 자리가 거뭇거뭇 해져서야
제대로 나이테를 볼 수 있다
사람도 검버섯 몇 개 쯤 얼굴에 피어나야
살아온 시간의 그늘을 볼 수 있을까
그래야 지난 나이테의 간격을 볼 수 있을까
'시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가중이라 오늘을 쉽니다 (0) | 2011.07.08 |
---|---|
어둠에서 빛을 보면 (0) | 2011.07.07 |
오지마 제발 오지마 (0) | 2011.07.06 |
버섯도 하나가 피지는 않습니다 (0) | 2011.07.05 |
배를 강 바닥에 남기고 (0) | 2011.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