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사 단풍나무
서 정 문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
오백나한전 가는 계단 옆
바람에 단단히 잎 추스르는 사이
겨울이 지났다
절 집 추녀 숨겨진 단청
빛 바래어 가면서 지켜온
단풍잎 색감마다
단청 한 줌 칠해진다
빛 바래어 가는 밤
먼 바람으로 날아가는 단청
내리막을 다시 내려서는 길
너무 멀리 올라온 산자락
빗방울들 단풍나무 잎에 매달린다
다시 비 내리지 않아도
이제 내려놓기로 한 어깨
담장 너머로 한 장씩
겨울 단풍잎을 날린다
단 청 한 줄씩 담 아래로 떨어져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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