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갈대
서 정 문
말라가는 대궁보다
허공에 맞닿은 손이 시린
더부룩한 시간
바람이 이리저리 헤집으며
머리에 인 수술로
갈대 숲을 수술한다
몽글몽글한 핏덩이가 꽃같이 흔들려
부드러운 줄기
흔들린만큼 가까와지면
안으로 꽁꽁 묶은 실밥
겨울을 봉합한다
바람이 참 흔한것같아
더 튼튼하게 겨울을 날 줄 알았는데
갈기갈기 흩어진 살점
빈 모가지로 서서
참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는것 같아
꽃술 떨어져 질척한 자리
앙상한 수술 손이 지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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