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가는 해를 붙잡지 않는다
누구는 머리를 다듬고
누구는 해를 보러 바다로 간다
산에서도 해는 뜨고
서울의 다리 너머로도 해는 떠오른다
누가 먼저 새 해를 만나는 것보다
얼마나 뜨거이 새 해를 안는다는 것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줄 안다는 것
살아온 시간이 깊었다는 것
알고 있음보다
알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는 것
내일에 대한 무엇이 보인다는 것
새해를 맞는다는 것은
지난 것을 털어낸다는 것
남은 앙금을 던지는 의식
한 해동안 되풀이 한다는 것
새해의 달력을 걸고
지난 달력을 힘껏 찢어낸다는 것
남은 미련을 버린다는 것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내일 할 일을 생각한다는 것
그렇게 새해가 온다
그렇게 새로운 해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