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3
배가 왔다갔는지
부둣가 집들에 불이 몇 밝혀졌다
주인 떠난 빈 집
개들은 사람들을 찾아 골목을 헤맨다
낮동안 따스해진 갯벌에 다시 물이 들고
탄흔 남겨진 자리를 바람이 채우고 있다
포탄 떨어진 면사무소 뒷편
낮은 담벼락에는 노란 줄이 펄럭이고
깨어진 창으로 눈바람이 불어든다
푸른 햇살 감기는 처마끝
비린 내음 뚝뚝 바다로 날아간다
배가 다녀갔는지
부두에 물기가 남아있다
마을 상점 간판은 절로 소리내어 흔들리고
유리창 깨어진 사이로 어둠이 깊어지는데
누가 돌아왔는지
흐린 창에 불이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