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발자국들만 남아
서 정 문
나무 어깨위로 새소리
발자국으로 남는다
가지끝에 매달린
수런대는 소리 들린다
나무의 어깨는 늘 한쪽이 쳐진다
새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꺽이지 않으려는 나무
온 힘을 어깨에 둔다
나무가지 하나
새가 발을 디딜때를 기다려
어깨를 곳추 세운다
겨우내 버티어낸 반질해진 껍질
나뭇잎이 진 자리
새들이 지나간 자리마다
오돌토돌한 가지에 하나씩 움을 틔운다
발자국에 움돋는 소리
나무의 어깨가 수런거리는 소리
지탱해온 시간과 지난 자리
발자국 선명한 봄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