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은행나무와 구름

지도에도 없는 길 2010. 9. 11. 00:44

사진 한 장을 찍을때

멋진 구도보다 빈 여백을 많이 남깁니다

여백의 어느 자리쯤부터

몇 줄의 마음의 글

몇 줄의 가슴 깊은 곳의 글

사진이 살고

글이 살고

시가 살아나기를 기대하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그렇게 여백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자주 공간을 생각하면서

그러한 마음으로

사각형의 끝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사진의

마지막 한 장은

늘 비워둡니다

당신이 거기 홀연히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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