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탐보일러와 기름보일러를 고치다
가을이 익어가는 어느 밤 어머니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어제는 날씨도 스산하여 연탄을 일곱장이나 때었는데도 방이 하나도 따스지 않다 합니다
겨울이 오기전에 연탄보일러나 한번 손을 봐야할 것 같다하시고
이태나 보일러를 그대로 사용했으니 한번 손을 볼때도 되었지요
그래서 동네 보일러공에게 부탁하여 연탄보일러를 봐 달라고 했는데
겨울이 가까워오고 해서 인지 좀체 시간이 나지 않았는데 며칠전 바로 그 보일러 공이 와서
한다는 말인즉슨 연탄보일러는 물통을 다시 설치해야 하고
함께 연결된 기름보일러는 아예 교체해야 한다고 하네요
지난번 시골갔을때도 잘 돌아가던 보일러 인데 왜 갑자기 안되고 갈아야 하는지 의문이 갑니다
직접 봐도 알지 못하는 지라 고민을 합니다.
아예 두개 보일러를 모두 갈아야 할까 다른 방도를 찾아볼까
고민고민 하다가 시내 사촌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한 이년전에도 그 사촌이 갈아야한다는 기름보일러를 잘 고쳤던 경험이 있어서요
언제 시간되면 한번 우리 집에 가서 보일러 좀 봐주라
갈아야 하면 갈고
쓸만하면 좀 더 쓰고
그 사촌이 가서 바로 보일러를 다 고쳤다고 합니다
그것도 간단히 손으로 말이지요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어제는 두개 보일러를 다 틀었더니 더워서 죽는줄 알았다고
그 말이 전해오는 전화목소리가 왜 그리 맑게 들리는지요
그래서 오늘은 시내 사촌에게 무우랑 배추를 뽑아들고 한 아름 갖다 주었다고 합니다
올 겨울은 잘 보낼것 같습니다
내일은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다는데 아주 기분이 흥그럽습니다
보일러가 된다니 절로 가슴까지 훈훈해 집니다
아프지말고 잘 지내라는 말이 끝이 흐려지더니
이내 어머니의 목소리가 잦아집니다
혼자 스산한 가을 저녁 바람에 목이 메이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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