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짧은 생각들

권투경기를 보다

지도에도 없는 길 2010. 1. 30. 19:57

권투경기를 보다

 

권투를 해 본적이 있다

3분으로 3회전 경기

넓게 보이던 링

갈데도 피할데도 없는

공격만이 최선의 길이 되었던

그 길지 않던 시간

 

피를 튀기며 죽도록 치고 박고

싸운 적이 있던가

 

피를 흘리지 않아도

주먹을 날리며 싸워본 적이 있던가

 

여자 권투 경기를 보다

치고 그리고 다시 치고

맞고 그리고 또 맞고

 

넘어지고 다시 주먹을 날리고

때리고 또 팔을 펼치고

 

삶이란 권투 경기

돌아서서 갈 수 없는 길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 위에 서다

 

권투 경기를 보다

내일로 걸어가는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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