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짧은 생각들

폭우 내리는 날

지도에도 없는 길 2009. 7. 12. 13:19

죽은 나무 한 그루에서 다섯개의 나무 의자를 만들었다

의자라야 나무를 토막낸것에 불과 하지만 앉기에는 그만이다.

마른 나무가 비에 젖는다

작은 비가 올때는 조금만 젖다가 다시 마르고

오늘처럼 폭우가 내리면 나무의 깊은 가슴까지 흠뻑 젖는다.

나무도 가끔은 저리 흠뻑 젖어보는 것이 참 좋은 것같다

살아가면서 무언가에 가슴이 깊이 젖어본다는 것은

그만큼 행복한 것이다.

감동하고 울기도 하고 슬픔에 가슴 저미기도 하고

그리고 기쁨메 뛰기도 하고

그런것이 바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방법이고

희노애락을 가지는 인간이 평범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의 깊이를 하나씩 깨달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이들어감이 아닌가 생각한다.

폭우가 이렇게 오는 날

비오는 창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

저 폭우가 내려서 지나갈 길이 생각난다.

비가 저리 시원하게 오는 날

가슴이 후련해지기도 하지만

가슴에 쌓인 것을 풀어내는 자연의 카타르시스를 본다

점점 깊어가는 회한과 쌓이는 아픔을 가금은 자연도 저리

쏟아내고 싶어하는가 싶다.

그리고 한동안 다시 햇살속에서 가슴을 털고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듯

비가 다시 그쳤다가 온다

세차게 퍼붓는 저 빗줄기

거기 아쉬움도 한도 슬픔도 모두 씻겨 내려간다.

비가 그치고 다시 햇살이 뜨면 내일은 다시 새롭고 밝은 날이

더 아름답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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