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서 정 문
늦봄 꽃 샘 추위오는 날
강을 지나온 마른 바람
겹 문 밖에서 밤새 문을 흔든다
불쑥 찾아온 아들에게
늘 자던 자리 내어주는 어머니
가장 따스한 자리를 내어준 밤
덜그럭 거리는 문 밖 소리에
잠 못이루고
문 사이로 황새 바람 불어오는 밤
새벽까지 한기로 밤을 새운다
가장 따순 자리가 이렇게 바람벽인것을
한 겨울 그 찬 바람 맞으며
긴 밤 홀로 뜬 눈으로 밤을 샜을까
이제 겨울 다 갔는데 문풍지 필요없다
그래도 아직 바람이 차네요
밤 바람이 아직 차갑기만 해요
늦봄에 문풍지를 사다
겹으로 된 튼튼한 문풍지를 바른 저녁
손으로 문풍지를 만져보며 하시는 말
이제는 바람이 하나도
한나도 안들어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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