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하류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08. 7. 4. 23:51

 

하류에서


 

 


 

여기서는 모두 느리게 간다


 

그저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흐르지 못하여


 

자꾸 깊어간다


 

강 바닥에 흙이 쌓이는 밤


 

여린 물틈새로 어둠이 아래로 쌓인다


 

철새 떼가 간혹


 

물위에 내려


 

물위의 햇살과 물아래의 어둠을 헤집는다


 

날개짓으로


 

물이 흔들린다


 

그제야 강은 흘러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방조제까지는 먼 길


 

가야할 길


 

하류에서는


 

오래 기다리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시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  (0) 2009.03.14
두무진에서  (0) 2009.02.20
바다 안개에 갇혀  (0) 2008.07.02
전선편지5  (0) 2008.07.02
산사에서(2008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0) 200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