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바다 안개에 갇혀

지도에도 없는 길 2008. 7. 2. 21:05

 

바다안개에 갇혀


 

 


 

 좀처럼 바다안개는 걷히지 않는다 방파제 둑이 보이다가 사라지고 안개 속 멀리 뱃고동 소리 들린다 바다물이 한 뼘씩 줄어들자 손떼 묻은 바위들의 어깨가 드러난다 바다로 나갈때를 기다리는 뱃사람 몇이 방파제에 기대어 있다 숭어떼가 몰려온다는 소리도 안개에 섞여 들려오고 고기떼가 바위의 어깨에 잠시 걸터 앉는다 숭어떼가 바다를 치는 몸통 끝 지느러미에 햇살이 튀겨 파도가 된다 연신 고동을 울리는 큰 배 한척이 급하게 항구곁을 지나가고 파도가 고동소리 뒤를따라 길을 여는 사이 머리를 남으로 돌아나가는 바람 그 소리에 파도가 서로 등을 떠밀며 바다로 나가고 있다 출렁이며 바다로 나가고 있다 여전히 뱃사람들은 방파제에 기대어 있고 기름띠 걷힌 바위에 앉아 파도를 떠밀고 있는 바다 작고 어린 게 한 마리가 바위사이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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