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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유배지의 단종

지도에도 없는 길 2018. 3. 14. 08:02

서정문의 역사칼럼

영월, 유배지의 단종

칼럼 ㅣ 서정문 칼럼니스트 ㅣ 2018년 02월 26일 (월) 11시 50분 46초
 



평창 동계올림픽은 끝났지만, 이번 기회를 통하여 평창과 함께 강원도는 세계에 많이 알려졌다. 그 강원도의 동쪽 한적한 고장인 영월, 지금도 깊은 오지인 그곳에 조선의 왕이었던 어린 단종이 유배를 갔다. 세종대왕의 손자로서 어릴 때부터 영민했다고 칭찬을 받았던 단종이다. 그는 1448(세종 30) 8세의 나이로 왕세손에 책봉된다.

 

1450년에는 문종의 즉위와 함께 왕세자가 되며, 1452(문종 2) 5월에 문종이 사망하면서 왕위에 오른다. 왕이 된 지 23개월 만에 숨을 거둔 문종은 죽기 전 김종서, 황보인 등 원로대신에게 어린 세자를 부탁하는 고명(顧命, 왕이 생전에 국사에 관해서 내리는 유언)을 내린다. 이때 단종의 나이 불과 12.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단종은 즉위 1년 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이 일으킨 정란(靖亂)으로 유명무실한 왕이 된다.

 

어린 왕 단종은 그저 형식적으로 신하들이 올리는 문서를 재가한다. 그 결과 왕권은 점점 더 약화되고 신권(臣權)이 득세하게 된다. 1455(단종 3) 6월에 단종은 영의정이던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이 된다.

 

이후 단종은 세종의 여섯째 아들인 금성대군 집에 연금 상태로 있게 된다. 1457(세조 3) 6월에 단종은 성삼문, 박팽년 등의 집현전 학사들이 복위 운동을 펼친 사건으로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된다. 이때 단종의 나이 17. 단종은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계획이 사전에 발각됨에 따라 영월에서 사약을 받는다.

 

단종은 그렇게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짧은 생을 마감한다. 145710, 향년 17. 단종이 사망할 당시 영월 고을 사람들은 후환이 두려워서 시신을 거두지 못한다. 시신이 그대로 강물에 떠다니는 걸 호장인 엄흥도가 을지산 현 장릉 위치에 몰래 묻어준다.

 

단종이 죽은 지 200년이 훨씬 지난 뒤. 1681(숙종 7)에 단종은 노산대군으로 복위되고, 1698(숙종 24)에 왕의 시호를 받는다. 그 단종의 무덤이 장릉(莊陵)이며 영월에 자리 잡고 있다. 혹시 강원도 영월을 지나가는 길이 있거든,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희생된 단종의 한 서린 자리에 한 번쯤 서서 한 맺힌 그의 넋을 위로함은 어떨까.




서정문 칼럼니스트 ㅣ 시인, 수필가 / 정치학 박사
연성대 겸임교수, 전 성결대 외래강사
육군 대령 전역, 한미연합사, 국방부, 주 자유중국(대만) 대사관 연락관 근무, 연대장
시인, 수필가, <우리문학> 및 <한국수필> 등단
국제펜클럽 이사, 한국문인협회, 현대시인협회 회원
전쟁문학상, 화랑문화상, 국방부 주관 호국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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