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쯤이 한라산 진달래가 한창 필 시기.
특히 영실 코스로 올라가면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분지를 볼 수 있다.
5월 마지막 주가 축제가 있다고하니 이 시기가 진달래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다.
늦게가면 위 주차장까지 차가 올라갈 수 없다고 하여 새벽 5시에 서귀포에서 출발을 하였다.
늦으면 주차장 매표소에 차를 세우고 한 시간 이상을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면 산에 올라갈 때 힘이 빠져 버린다고 하고, 산행을 두 시간 이상 더 잡아야한다.
주차비는 차량 한 대당 1800원. 매표를 하고 더 올라가니 아직 차량은 여남은 대가 주차되어 있을 정도로 주차장이 한산했다.
일찍 오길 잘했다.
산을 오르는 곳은 처음엔 평지 비슷하다. 물이 마른 개울을 지나 다시 한참을 가면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난다.
그리고 오르막의 계단들.
싱그런 오월의 나뭇잎들은 연녹색의 하늘거리는 잎들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계단을 계속 오르면서 바라보는 오른편은 멀리 병풍바위가 보이고, 계곡이다.
능선 가까운 곳에서 분홍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침 산을 동편에서부터 희뿌옇게 밝아오고, 역광을 받은 산은 이미 밝았으나 사진은 저렇게 검게 보인다.
조릿대. 조릿대가 산을 많이 잠식하고 있다. 그 앞에 수줍은 꽃이 활짝 피었다.
저 오른편 수직의 바위가 바로 병풍바위. 깍아지른 듯한 바위 위에도 진달래. 철쭉이 피어있다.
오래된 진달래의 나무. 튼튼한 가지와 줄기를 가졌다. 그리고 가지마다 분홍의 꽃을 매달고 있다. 어떤 것은 아직도 피어나지 못한 봉우리. 여기 산은 아직도 완전하게 피어나지 않은 봉우리들이 꽤 있다.
바위 위에 선 주목도 새눈을 틔우고 있다. 온통 노란색의 새순들이 돋아나고 있다.
멀리 오름들. 계단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면 아득한 곳에 오름이 솟아있다. 희미한 안개가 저 멀리 아침을 일깨우고 있다.
진달래. 진달래. 어린시절 국민학교가 파하면 산으로 달려가 진달래꽃을 따서 먹었다. 입안 가득 꽃 향이 배이면, 저물어지는 산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
멀리 남동편으로 보이는 영실 기암들. 그 가운데 하나는 저렇게 가운데 구멍이 보인다. 바람이 드나드는 곳인가. 바람이 든 산 자락의 바위는 진달래 붉음에 더 가슴이 탄다.
산을 오를수록 주목의 군락들이 가득하다. 간혹 구상나무가 보이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키 낮은 주목들이다. 그리고 많은 나무들이 죽어서 고사목이 되어있다. 능선에서 바람을 맞으며 버티어보건만 잎은 다시 마르고, 줄기는 저렇게 고사목으로 변하기도 한다.
철쭉 뒤편으로 바위. 그 바위에 짙은 갈색의 이끼가 살고있다. 바위에 집을 짓고 산다. 바람에 등을 쓸어내리면서 끈질기게 살아간다.
절벽의 바위위에도 꽃은 피고, 그리고 저 자락 아래 흰 꽃은 또 무슨 이름을 가지고 있을까.
이끼는 비단 바위에만 붙어사는 것이 아니다. 묵은 나무에도 붙어산다. 비록 나무는 생명을 잃어가고 있지만, 이끼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무줄기에 붙어산다.
미끈하고 흰 살결의 나무. 아름답게 굽어있다. 그리고 흰 피부를 자랑한다. 그래서 더 등산객의 발길을 멈추게하고 그 어깨를 등을 쓰다듬어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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