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으로 기울어지다
서 안 나
쓸쓸하게 다물어 버리는 입술
외로운 것들은 꺾이지 않고
휘어진다고 누군가 말했다
제 마음속으로 식은 등을 돌리는
나는, 당신은
휘어지고 휘어져 슬픔의 뿌리에 닿는
나는, 당신은
밤새워 걸어 당도한 새벽
마음을 벗어나려는 지친 발자국들
이것은 찬란한 몸의 반란
함부로 저어 놓은 페인트 통처럼
나는 봄에서 여름으로 설렌다
가다 말고 망설이던 어깨
그는 끝내 돌아서지 않아
나는 가을에서 겨울로 기운다
당신은 전생부터 어깨 한쪽에 메고 온
쓸쓸한 기타 한 곡조
당신을 퉁기면
푸른빛 속으로 흩어지는 새벽의 곡조들
그곳은 사랑의 심연
한없이 퍼져 가는 당신
나는 푸른빛으로 기울어진다
-서안나의 립스틱발달사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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