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바퀴만 남기고
그 바람속을 온전히 버틴 건
저 자물쇠 때문이었다
헤아릴 수 없이 흔들어 댄 덕분에
드디어는 둥근 바퀴가 되었다
네모난 길을 지나온 뒤 바퀴는 네모가 되었다
바람이 왔다가 돌아가기를 반복하여
길이 되었다
모가난 곳마다 바람이 어루만져 준 후
둥글게 되어 버렸다
더 버틸 힘조차 남지 않은 날
자물쇠를 가슴에 안고 주저 않았다
그 겨울을 지나는동안
가벼워질대로 가벼워진 뼈대는
산산히 흩어져 어디론가 날아가고
이름을 불러주기에는 너무나 멀리
바람은 떠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