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짧은 생각들

오리들

지도에도 없는 길 2013. 3. 22. 21:56

 

 

 

 

 

 

 

봄 오리

 

 

말라있던 저수지에 물이 들었다

겨우내 바닥을 보이던 물길

물속에 잡겼다

건조해진 바닥까지

 몇 길을 넘게 봄 물이 차 올랐다

뿌리가 드러났던 어린 수양버들

허리께까지 물이 들었다

봄 오리들이 오종종

 움트는 수양버들 가지를 깃털로 부빈다

저수지의 봄은 그렇게 오리떼 물짓으로 왔다

지나간 물이랑을 타고 봄이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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