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밭 앞에 서서
지금은 잘 볼 수도 없는 조 밭을
조탑동 5층 전탑 가는 길에 본다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조 밥 약간을 푸석하게 짓던 날이 생각나는 건
간혹 무너진 흙 담장 아래
채송화가 그리운 것과 통하는가
평생을 한 뼘 부족하게 살다간
권정생 동화작가의 푸른 영혼을 위해
생가 가는 길에 조를 심은 것인가
그 옛날 조보다 두 배나 튼실한 이삭들
익어갈수록 땅 색깔과 닮아가는
머리 숙인 이삭들
저 하나의 이삭으로도 몇 끼
죽을 끓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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