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밤바다로 가는 길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2. 19. 16:32

 

 

 

 

 

 

 

 

밤바다로 가는 길

 

 

달빛 저리 깊이 바다로 내리는 밤

파도소리는 달빛을 맞으러

해송너머로 걸어가고

바다로 가는 길목

낯선 사람 하나 그 길을 오른다

누가 걸어간 발자국 그늘따라

파도소리가 길을 일러준다

되짚어 그 길을 걷노라면

해운대도 한참 지났다

바다로 가는

여러 갈래 길 앞

발렌타인 날이라는 팻말이 보이고

환하게 불을 밝힌 가게

젊은 여자의 단발머리가 나풀거린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

쉬이 오지 않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

모래와 파도의 언저리를

수 없이 뒤척이다 돌아서며

몇 만 번을 되새김처럼

가슴을 두드려 전해주는

밤 바다의 중얼거림

 

자꾸 반복되어 덧칠해지는 길의 길

밤바다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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