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로 가는 길
달빛 저리 깊이 바다로 내리는 밤
파도소리는 달빛을 맞으러
해송너머로 걸어가고
바다로 가는 길목
낯선 사람 하나 그 길을 오른다
누가 걸어간 발자국 그늘따라
파도소리가 길을 일러준다
되짚어 그 길을 걷노라면
해운대도 한참 지났다
바다로 가는
여러 갈래 길 앞
발렌타인 날이라는 팻말이 보이고
환하게 불을 밝힌 가게
젊은 여자의 단발머리가 나풀거린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
쉬이 오지 않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
모래와 파도의 언저리를
수 없이 뒤척이다 돌아서며
몇 만 번을 되새김처럼
가슴을 두드려 전해주는
밤 바다의 중얼거림
자꾸 반복되어 덧칠해지는 길의 길
밤바다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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