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개미귀신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2. 12. 09:23

 

 

개미귀신

 

그가 지나간 발자국 옆

개미귀신이 집을 지었다

미류나무 뿌리를 집 아래 배게처럼 두고

부드러운 모래 밭 사이 사이

하늘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작은 모래집을 지었다

깔때기처럼 아래로 고운 모래을 빗겨 내리고

머리를 빗듯 추녀를 세워

개미가 다가들면 절로 모래가 무너지게 하였다

개미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없어도

한 낮동안 해를 등지고 기다리면 하루의

양식이 다가 들었다

이제 그 흔적을 알고나서

물어본다

본래 귀신이었는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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