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한강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2. 2. 17:12

 

 

한강에서

 

오십오년 만에 오는 추위로

한강의 물은 소원을 풀었다

늘 멀찍하게 서성이기만 한

물의 간격

그 바람으로 서로 어깨를 껴안기 시작하였다

그 추위로 이제 서로 부둥켜 안아 보았다

서로 빈틈없이 가슴을 안고

바람 앞에 함께 서 보았다

다리를 바라보며 누워도 보았다

따스해지는 이유

한강이 그제야 하나가 되었다는 것

강을 떠받치고 선 물이

외로운 사람 하나쯤은 거뜬하게

건너게 할 수 있다는 것

 

너무 오랫동안 그 만큼 서로 멀리 있던

강물은 그제야 손을 내밀었다

가슴을 허락했다

강이 오열하듯 쩡쩡

가슴에 맺힌 소리를 내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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