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짧은 생각들

짚신처럼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12. 20. 20:26

 

 

 

 

짚신처럼

 

 

숭숭 뚫린 구멍으로 바람도 햇살도

제 마음대로 드나들어

답답함도 없었겠다

짚신처럼 그렇게 비워두고

그러게 짚신은

햇살 맑은 날만 신는 신발이지

비가오면 나막신을 신고

짚신은 맑은 날만 신는 신발이지

가벼이 신은 듯

신지 않는 듯

그렇게 걸친 듯 안 걸친

신발이지만 너무 가벼운

그런 언제나 가슴 열어둔 신발

짚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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