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그리운 유배지--야간행군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9. 14. 17:41

 

 

 

 

그리운 유배지

                           -야간행군

 

별을 따라 산을 넘는다

물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오른다

계곡과 산이 만나는 곳에서

바람 소리를 따라 걷는다

나뭇가지들이 서로 엉킨 능선을 따라

새 길을 낸다

딛는 곳이 바로 길이 된다

앞서가는 발자욱이 바로 전우의 길이 된다

다시 능선을 지나

또 다른 능선을 오른다

새벽은 아직 멀리 남아있고

안개는 자꾸 어깨 가까이 지나간다

흔들리는 불빛들이 멀어지는 때

잠시 발길을 멈춘다

이른 봄 바람이 가슴으로 밀려온다

젖은 땀이 서늘하게 마를 무렵

다시 일어나 별을 쫒는다

마른 갈대들이 부스스 일어나

다시 제자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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