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짧은 생각들

피시방 옆 당구장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8. 12. 08:02

 

 

 

 

 

 

방학일기 1- 피시방 옆 당구장

 

 

 

반포대교를 지나 죄측으로 돌아

다시 국민은행을 끼고 좌회전하면

지하에 피시방이 있다

계단을 내려가는동안

몇 몇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인듯한

학생들을 만난다

방학이라 가방을 멘 아이들

독서실에 간다고 하고 온 것인지

가방에는 책이 무겁게 들어있다

 

피시방 문 옆, 당구장이 붙어있다. 게임을 하다가 머리를 식히고 싶을때는 당구장으로 간다

당구 몇 게임을 치다가 다시 피시방으로 간다.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나와서 몇 게임을 하고 간혹 당구 몇 게임을 걸치면 어둑해지는 거리

몇 몇 아이들이 모여 지하 음식점으로 가서 설익은 저녁을 때우거나 건너편 고속터미널 아래

맥도널드나 버거킹 아니면 롯데리아로 가서 햄버거로 저녁을 때운다

분주하게 상경하거나 하행하는 사람들의 틈속에서

함께 바쁘게도 걸어보며, 간혹 느릿하게  주저앉아 담배 한 대를 피운다

아이들은 재잘거리며 어둠속에서 한참을 주저앉아 무엇을 할까

궁리를 한다

참 담배를 피울때는 나무 젖가락으로 담배를 집는다

손에 담배냄새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다.

아이들 몇이 갑자기 일어나 우르르 횡단보도를 건넌다

걸어오는 사람들을 간혹 부딪히기도 하면서 급하게 달려간다

어둠은 자꾸 깊어지고 있다

대여섯명의 아이들은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연신 전화를 한다

최신 스마트폰을 꺼내어 서로 한일전 축구를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낄낄거리며 일어선다

다시 피시방이다 다시 당구장이다

밤은 점점 깊어져 어둠의 농도가 진해진다

밤12시가 가까와지면 자리에서 일어선다

다시 그래도 잠을 잘 수 있는 집으로 간다

늦은 버스를 타고 가방을 다시 고쳐메어 본다

등에 뿌듯한 책들의 무게를 느낀다

비록 책 몇 장을 주마간산격으로 보았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도 책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는 것만으로...

 

왜 그렇게 손에 잡히는게 없는지

살아가는 길목에서 무엇을 해야하는 것인지

아무도 그에게 말을 할 수 없다

학교도 집도 잔소리로만 들린다

내일도 다시 그렇게 피시방에서 당구장에서 거리에서

하루를 죽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