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맑은 찻잔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싶다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7. 25. 20:25

 

 

 

 

맑은 찻잔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렇게 습기가 많고 우울한 날

맑은 찻잔 부딪히는 소릴 듣고 싶다

반쯤 채워진 커피잔이 내는

상큼하고 청명한

파아란 하늘  닮은

절반의 떨림을 느끼고 싶다

그 소리는 찻잔 안에서 맴돌다가

찬찬히 가슴으로 차올라

혀끝으로 내음처럼 전해질거야

절반 뿐인 커피

빈 공간에 맑고 옅게 퍼져가는

그 진한 상쾌를 호흡하고 싶다

이런 날

이렇게 습도가 높아 눅눅해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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