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다녀오는 길
길이 없는 곳에 발자욱을 내면
길은 길로 이어진다
그대 돌아갈 길은 아래 로 향한 길
내려 놓고 오는 발걸음이라
더 가벼워 진다
절 집 목어를 만나고 오는 길
묵은 마음의 티끌
한 꺼풀은 벗어 두고 온다
맑은 물소리 귓가를 씻어 내리고
흰 물줄기 가슴에 젖어
함께 아래로 흘러 내려간다
비가 내려 깊어진 목탁소리
대웅전 처마 지붕 물 떨어지는 자리
관음보살 환한 미소처럼
물빛은 저리 맑디 맑다
절 입구에 높이 솟은
용문사 암 은행나무
두툼한 입술에 분홍빛 짙어지면
천년을 살았어도 더 젊어지는데
올 가을에도 크고 알찬 은행알
수 십 가마니나 줍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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