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용문사 다녀오는 길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7. 27. 16:00

 

 

 

 

 

 

 

 

 

용문사 다녀오는 길

 

 

 

길이 없는 곳에 발자욱을 내면

길은 길로 이어진다

그대 돌아갈 길은 아래 로 향한 길

내려 놓고 오는 발걸음이라

더 가벼워 진다

절 집 목어를 만나고 오는 길

묵은 마음의 티끌

한 꺼풀은 벗어 두고 온다

 맑은 물소리 귓가를 씻어 내리고

흰 물줄기 가슴에 젖어

함께 아래로 흘러 내려간다

 

비가 내려 깊어진 목탁소리

대웅전 처마 지붕 물 떨어지는 자리

관음보살 환한 미소처럼

물빛은 저리 맑디 맑다

절 입구에 높이 솟은

용문사 암 은행나무

두툼한 입술에 분홍빛 짙어지면

천년을 살았어도 더 젊어지는데

올 가을에도 크고 알찬 은행알

수 십 가마니나 줍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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