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장마는 자꾸 길어지고 있다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7. 17. 09:43

 

 

장마는 자꾸 길어지고 있다

 

 

길을 나설때 비가 오지 않아도

우산을 챙겨야 하는 날

우산이 필수품이 되어 한 손을 점령한다

장마는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

남에서 다시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

비는 눅눅하게 피부에 달라붙어

온 몸을 가라앉게 한다

마르고 따스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날

가을이면 좋겠다

어서 포실한 햇살 가득한 그런 날

햇과일들이 단내를 풍기며 익어가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장맛비 연일 창밖을 적시고

온 천지 빗속에 흐릿해져가는 길

빗속을 둟고 길을 가면

빗물보다 슬픈 발자국들이

빗물속으로 진다

빗물속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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