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해진 기별이 하루 늦게 오다
오기로 한 기별이
눅눅해진 채 하루 늦게 전해져 왔다
지하도를 지나면서 습해진 옷자락
고갯마루에서 흥건해져서
기진맥진해 져서 왔다
기별은 여기로와 한참을 미동도 없이
눈을 감고 누웠다
저문 집들 사이로 불이 하나 둘 켜지고
야외용 나무 빈 의자는
그 빗물에 젖어
서로 기대어 몸 받치면서
팔을 뻗어 그대의 빗물을 훔쳐 준다
하루 늦게 온 기별로
식은 벽에 기댄 바람은
자꾸 눅눅해져 갔다
젖고 습한 바이러스가 잘게 부서져
빗속으로 스며간다
장마가 언제 끝난다는 예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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