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누운 구름을 세웠다. 친구가 세운 사진을 보다가 한 마디 해 주었다. 구름이 서 있어서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 구름은 원래 이리 저리 흘러 가는데 가만히 보니 수평으로 만 간다. 바람 때문인가. 수직으로 움직이는 구름은 드물다. 그래서 구름이 서 있는 것을 보면 쏟아질 것 같기도 하다. 해도 마찬가지. 수직으로 올라가는 것 같아도 늘 옆을 흘러간다. 바람 때문이라고 해 두자. 그리 높게 오르지 않고 포물선을 그리면서 부드럽게 세상을 비춘다. 그래서 빛이 늘 아름다운지 모른다. 빛도 경사지게 내려와야 사물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해가 수직으로 상승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지. 아름답게 세상을 비추어주려고. 구름은 가다가 돌아보기도 한다. 그 때 나와 눈이 마주치면 주춤하면서 멈춘다. 그 찰라를 나는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