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눕는다
몸하나 지탱하고 달려온 바퀴가 눕는다
어린 날 아버지의 자전거는 바퀴가 굵고
받침대가 튼튼했다
짐을 싣고도 받침대를 세우면
바퀴는 절로 몸을 돌리면서 제자리 걸음으로 맞섰다
쌀포대도 올라가고
내가 타고 앉아도
끄떡이 없었다
굴러가지 않을때는 더 굳세게 버티고 섰다
오늘은 바닥에 눕는다
받침대가 없어 바닥에 엎드린다
홀로 서 있지 못하여
지탱할 무엇 하나 없어
설 수 없는 바퀴
자전도 없이 바퀴는 멈춘다
지탱할 버팀목이 없어져서
더는 돌아가지 못한다
어깨가 사라진 그대에게
받침대가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