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에서 가을을 물씬 느껴보려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동작동의 현충원을 찾아가면 된다.
가을의 정취도 느끼면서 호국의 얼이 담긴 숙연함도 다시 느껴볼 수 있다. 생도시절 내 뒷 자리에 앉아서 함께 공부하던 동기생의 묘비도 여기 있다. 곱상한 얼굴에 꼼꼼하게 공부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4호선 동작역에서 내려 육교를 건너 조금 걸어가니 문 하나가 나왔다. 정문은 아니지만, 들어가자마자 반기는 가을 단풍들.
바로 앞에는 연못. 연못 주변으로 단풍나무들이 붉은 자태를 한껏 발휘하고 있다. 물에 반영으로 비친 단풍나무의 모습도 그리 곱다. 여러 번 현충원을 찾았지만, 늘 정문으로 드나들다 보니 이런 연못의 존재를 알지 못헀다.
단풍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누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부탁했다.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게 하고 몇 장을 찍어 주었다. 멀리 중국에서 왔다는 분 들이다. 한국말을 워낙 잘해서 물었더니, 온지 십 년이 되어 간다고 했다.
아이들, 어른 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의자에 앉고, 이야기를 나누며 가을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묘비들. 하얀 비석들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이 가을은 이렇게 현충원의 길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고, 그 사이로 걸어가면서 오래 전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다시금 새겨 보았다.
가을이 깊어가고, 그 아름다움의 더해질수록, 그 나라사랑하는 마음도 더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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