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짧은 생각들

고구마 꽃이 피다

지도에도 없는 길 2014. 7. 12. 10:35

 

 

고구마꽃이 피다

 

양평사는 서 시인의 텃밭을 살피다가

고구마 잎 사이에서 고구마꽃을 본다

나팔꽃처럼 생긴 연 분홍빛 꽃

백년만에 핀다는 그 꽃

두 포기에 조롱하게 매달린 통꽃들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바란다는 것은

욕심을 이루려는 몸짓

쓸데가 없는 욕심이 있는가?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이 문제이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하지 말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사는데 대해

손가락질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0년만에 고구마꽃도 피는데

양평 서 시인네에게 경사가 겹치겠다

줄기 마디마다 겹 경사가 매달린다

 

안동 김시인의 고구마 밭에도 고구마 꽃이 피었다

귀농하여 착실하게 농사 짓는 그에게

아들은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붙고

 

어디서  또 고구마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없나?

 

백년후에 핀다면

살아있는 동안 지금에만

고구마꽃을 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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