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꽃이 피다
양평사는 서 시인의 텃밭을 살피다가
고구마 잎 사이에서 고구마꽃을 본다
나팔꽃처럼 생긴 연 분홍빛 꽃
백년만에 핀다는 그 꽃
두 포기에 조롱하게 매달린 통꽃들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바란다는 것은
욕심을 이루려는 몸짓
쓸데가 없는 욕심이 있는가?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이 문제이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하지 말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사는데 대해
손가락질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0년만에 고구마꽃도 피는데
양평 서 시인네에게 경사가 겹치겠다
줄기 마디마다 겹 경사가 매달린다
안동 김시인의 고구마 밭에도 고구마 꽃이 피었다
귀농하여 착실하게 농사 짓는 그에게
아들은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붙고
어디서 또 고구마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없나?
백년후에 핀다면
살아있는 동안 지금에만
고구마꽃을 볼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