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욤나무의 추억
어린 시절 우리 고향집 사립문 옆에는 양쪽으로 각 한그루씩
고욤나무가 있었습니다.
오래된 나무라 늘 고욤나무에 올라 익은 고욤을 따서 먹었지요.
고욤은 씨가 많아 사실
먹을 것도 그리 없었지만
그래도 그 맛은 달콤하고 맛있었습니다.
가을에 그 고욤을 따서 작은 항아리에 넣어 보관해 두었다가
추운 겨울날 꺼내어 먹으면 달콤하고 맛있는 간식이 되었습니다
살짝 언 고욤의 그 단 맛과 약간 텁텁한 맛이란....
그러나 고욤은 작고 씨가 많아 먹을 게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감나무가 부러웠습니다
우리 마을은 어쩐 일인지 감나무가 별로 없었습니다.
외가에 가면 온 동네가 감나무 여서
외할머니는 제가 가면 늘 벽장에서 홍시를 꺼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향집에 감나무를 심었습니다.
감나무는 추위에 약해서 번번히 줄기가 죽고 몇 그루는 아예 고욤나무가 되었습니다.
감나무는 고욤나무에 접을 하여 감나무를 만드는데
감나무가 추위에 얼면 밑둥에 남은 고욤나무 싹이 다시 돋아나지요.
그래서 감나무가 고욤나무가 되는 겁니다.
시골집 마당에 몇 그루의 감나무와 고욤나무가 함께 서 있습니다.
아직 감은 달리지 않았지만
내년 쯤에는 한 두 개 열리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내년 봄에는 제가 고욤나무에 감나무를 접도 해볼 생각입니다.
잘 될지 모르지만 한번 시도해 봐야지요.
그런데 그 고욤나무를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에서 보았습니다.
참 오랫만에 고욤이 열린 것도 보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