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수산시장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8. 22. 08:39

 

 

 

 

노량진 수산시장은 지금

 

 

거기는 사람사는 곳이었습니다

낮에도 불빛아래 펄떡이는 생선

기절한 낙지

절대 죽었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잠시 기절해 있을뿐입니다

살고 죽는다는 것은 어쩌면 저 기절한 낙지처럼

잠시 이승에서 기절하고 있을 따름인지도 모릅니다

 

살아있는 서산꽃게도 있고

살아있는 무엇무엇도 많이 있습니다

굳이 살아있다고 써두지 않아도

살아있음을 아는 것들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들 말고

그저 톱밥안에 가끔 발을 움직이고 있는 게들

그런것들에는 이름표가 붙습니다

'살아있는'이라고

 

요즘은 삼치의 계절인지도 모릅니다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정말 크고 긴 삼치들이 싸고 싱싱합니다

한 마리에 만 오천원

두마리이면 더 싸게도 줍니다

가끔 이곳에 오면 계절마다 잡히는 고기들을 만날 수 있고

싸고 싱싱한 고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다는 지금 파도소리로

사람들의 소리로 분주하겠지만

추석이 오는 길목에서 수산시장은 아직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가끔 바다를 만나러 가는 수산시장

거기

몇 마리 싱싱한 생선으로 저녁상을 차리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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