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날이 저물어도 돌아갈 길은 멀고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8. 12. 07:42

 

 

 

 

 

 

날이 저물어도 돌아갈 길은 멀고

 

 

 

저문 시간

 발길의 방향은 집 쪽이다

간혹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도 있지만 

집으로 가는 걸음은 빨라지고

반대로 가는 사람의 발길은 느려진다

저문 길 지하철 입구 

노란 참외 몇 무더기

종이 상자 위에 놓여있다

가로등에 붉은 빛이 더해진

참외 몇 개

늦은 저녁을 배달시킨 아낙은

식어버린 국수를 밀쳐놓고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린다

시간을 잊어버린 좌판으로

돌아갈 길이 멀어보인다

뭇 사람들의 발걸음에 묻어나는 바람

저문 골목으로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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