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유배지
-신산리 부근
파헤쳐진 흙과
언흙들이 돌아 앉아있다
언 길에
무더기로 파헤쳐진 흙
가슴으로 바람이 깊게 쌓인다
파헤쳐진만큼
바람이 채우고 있는 언덕길 옆
숨이 찬 바람
가만히 흙에 기댄다.
삭정가지들이 나무에 매달려
기억조차 없는
먼지덮힌 길 옆
아무리 소리쳐봐도
다시 깨어나지 않는 나무들
흙과 버무려진 가지에서
버려진 이들의 발끝을 본다
지난 겨울의 혹독한 바람은
흙더미 위에
마른 가지위에
패잔병처럼 붙어서 겨울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