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불봉을 마구 흔들다
작은 그 창고방 연극실은
좁아서 오히려 가까워졌다
몸집 큰 사람의 엉덩이는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되기도 하는
좁고 낮은 판떼기 의자
줄지어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자리
번호표가 주어진 탓으로
멀리 가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자릴 잡아야 하였지만
시작은 왜 그리 뜸을 들이던지
여자 하나가 나와
안내 겸 시작을 알리고
그녀는 곧 배우가 되었다
작은 나무의자가 소품으로 몇 번 쓰이고
벽에 그려둔 작은 길은
젊은 여자의 곡예같은 길이 되었다
그녀는 한 발을 바닥에 붙이고
왼발로 그 벽 길을 걸었다
중국제 불전기 방망이가 돌려지고
그는 2천원을 받아갔다
모자속에 동전을 뒤집어쓰면서
그 돈은 먼 아프리카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를 돕는단다
어둠속에서 드디어 불방망이가 흔들렸다
불은 넥타이가 되고
불은 방망이가 되고
불은 흔들릴때마다 길이 되었다
길과 길이 어우러져서
아프리카로 가는 길이 되었다
빛은 길위에서 흔들릴때마다
또 다른 희망의 길을 밝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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