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그대는 훌훌 날아 어디로 갔는가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7. 31. 08:32

 

 

 

 

 

 

 

 

그대는 훌훌 날아 어디로 갔는가

 

 

 

갈 길이 바빠

그리 일찍 떠났는가

훌훌 날아 어디로 갔는가

마지막 따스한 국밥 한 그릇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

살다보면 더 좋은 일

더 많이 하고 갈 날도 부지기일텐데

오늘보다 내일은 더 아름다운 날이 될텐데

그리 할 일을 남기고 떠나갔는가

저문 노을을 바라보면서

한 달 후 날짜를 약속도 하고

일 년 뒤 오늘

다시 이 자리에 앉아

그득한 막걸리 한 잔 나누어 마시자

그런 약속도 지킬 수 없는 걸

빈 자리는 언제나 비어있게 되고

인사동 전봇대 손 자국

술 한잔 거나하게 마신 날 밤

흐려져서 아름답던 골목길 맥주 집

모두 그 대로 그 자리에 남기고

어디 멀리 가서 보이지 않는가

 

아직 그대 이름으로 오는 편지는

고향집 우체통으로 소롯이 쌓이는데

옥수수 푸른 잎 사이로 말간 하늘만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