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훌훌 날아 어디로 갔는가
갈 길이 바빠
그리 일찍 떠났는가
훌훌 날아 어디로 갔는가
마지막 따스한 국밥 한 그릇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
살다보면 더 좋은 일
더 많이 하고 갈 날도 부지기일텐데
오늘보다 내일은 더 아름다운 날이 될텐데
그리 할 일을 남기고 떠나갔는가
저문 노을을 바라보면서
한 달 후 날짜를 약속도 하고
일 년 뒤 오늘
다시 이 자리에 앉아
그득한 막걸리 한 잔 나누어 마시자
그런 약속도 지킬 수 없는 걸
빈 자리는 언제나 비어있게 되고
인사동 전봇대 손 자국
술 한잔 거나하게 마신 날 밤
흐려져서 아름답던 골목길 맥주 집
모두 그 대로 그 자리에 남기고
어디 멀리 가서 보이지 않는가
아직 그대 이름으로 오는 편지는
고향집 우체통으로 소롯이 쌓이는데
옥수수 푸른 잎 사이로 말간 하늘만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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