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도 여물어가는
풍경에 가을비가 내려
풍경소리도 여물어 간다
풍경소리도 단풍이 든다
소리가 울릴때마다
눅눅한 빗물같은 울음이 깊어간다
여간해서는
풍경에 매달린 빗방울 떨어지지 않고
소리만 뚝뚝 바람 사이로 걸어간다
종 끝에 달린 물방울 몸 웅크리는 소리
몇 줌 귀에 담아 두려
쫑끗하게 귀를 모은다
이마 움직일때 따라 움직이는 귓바퀴
저 햇빛 내리는 물방울처럼
투명한 바람의 소리를 담는다
종의 빈 공간으로 바람이 스며든다
풍경소리도 가을이면 여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