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풍경소리도 여물어가는

지도에도 없는 길 2010. 11. 10. 19:31

 

 


 

풍경소리도 여물어가는


 

 

풍경에 가을비가 내려


 

풍경소리도 여물어 간다


 

풍경소리도 단풍이 든다


 

소리가 울릴때마다


 

눅눅한 빗물같은 울음이 깊어간다


 

여간해서는


 

풍경에 매달린 빗방울 떨어지지 않고


 

소리만 뚝뚝 바람 사이로 걸어간다


 

종 끝에 달린 물방울 몸 웅크리는  소리


 

몇 줌 귀에 담아 두려


 

쫑끗하게 귀를 모은다


 

이마 움직일때 따라 움직이는 귓바퀴


 

저 햇빛 내리는 물방울처럼


 

투명한 바람의 소리를 담는다


 

종의 빈 공간으로 바람이 스며든다


 

풍경소리도 가을이면 여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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