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엮어 길을 내다

연못 연꽃 물이 끈적하다 연잎들이 서로 몸을 부둥켜 안는다 서로 떨어져 있어도 서로가 분리된 것이 아니다 몸을 뒤척이면 등허리까지 당겨오는 저릿함

연못가에는 연꽃이 핀다 피어난다 이맘 떄 거기 거기 거기가면 연,연, 연꽃을 볼 수 있다 수 많은 연들 연등들 거기 연못에 땅줄기에 몸을 싣고 하늘로 매달려 있다

연꽃을 보러가다 연에 취했다고 하면서 어느 시인은 연에 하느냐고 한다 오타이지만 해석은 연애로 해석이 되는갑다

백연의 약속

흰 연꽃을 보다 이보다 더 희고 부드러운 꽃이 있을까 물이 되었다 꽃이 되었다 흰 연꽃이 되었다

연꽃처럼 지구 반대편의 크리스마스는 해수욕장에서 맞는다고 하네 그래서 이 겨울에 연꽃을 생각해보네 연잎에 묻은 빗방울 사그라지고 말라버린 대궁 그 화사한 꽃은 사라졌지만 그 향기와 추억은 아직도 날아가는 중 멀리 지구를 돌아 다시 오는 날 다시 잎이 돋고 대궁이 단단해지..

연꽃을 다시 보다 해마다 연꽃은 핀다 그 곳에서 핀다 오가는 사람들 그 꽃에 취한다 그 꽃 그늘을 거닐며 그 꽃과 친구가 된다

연꽃처럼 그 때도 두물머리엔 연꽃이 피어 있었지 드라마 '자이언트'를 촬영하던 배우 하나가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 걸터 앉아 동료의 연기를 지켜보는 동안 어느 시인이 걸어둔 빛 바랜 시화를 읽고 있었지 문득 여배우의 긴 머리칼이 노을 진 강물의 배경처럼 휘늘어지면서 드라마는 잠시 중단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