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팔을 잠시 흔들더니 이내 온 몸으로 운다 고개를 젖혀 저리 슬픔으로 흐느끼는 힘겹게 버티어 선 줄기 날카로운 쇳소리 뿌리 근처까지 전해진다 목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우웅대는 울대의 소리 가까이 있다 나뭇잎 절로 뒤집어진다 온통 버무려지는 세상의 잎들 쏴아쏴아 쏟아지는 저 끝자락의 .. 시 방 2011.08.08
허공에 나무 뿌리를 내리고 허공에 나무 뿌리를 내리고 아열대지방 대만에는 허공에 뿌릴 내리고 사는 가로수가 있다 허공에도 습기가 풍부하여 나무는 공기에서도 양분을 마실 수 있는지 수염처럼 길다란 뿌리를 내리고 산다 나무와 나무의 뿌리를 타고 물줄기가 오르는 것이 보인다 껍질 속 살을 타고 흐르는 끈적한 물길을 .. 시 방 2011.08.02
장미가 시들어 가는 여름 오후 장미가 시들어 가는 여름 오후 쓸모가 없다고 철거가 된 건물 자리 장의자 하나가 다시 놓였다 건물 앞 작은 화단 늦 여름 장미가 꽃잎을 떨군 채 꽃 받침만 두텁게 매달려 있고 시간은 흘러가면서 자꾸 무언가 변화시키고 있지 꽃을 피우기도 하고 꽃을 거두기도 하는거야 장미 가시가 무뎌진지는 오.. 시 방 2011.07.23
마른 연잎 마른 연잎 말라서 더 말라서 가벼운 날아갈 수 없는 미련 발목에 잡고 비틀어진 대궁 쭈그러진 두툼했던 잎 눈이 내리면 가슴으로 묻은 잊혀져가는 이야기를 갈무리한다 저문 팔각정 너머 붉디붉은 해가 떨어지면 마른 자리 눈을 녹이며 너를 보듬어 밤을 세운다 가야할 길과 지나온 길의 중간 뿌리 .. 시 방 2011.04.19
나무에 대한 생각 담벼락에 나무들이 서 있다. 봄이 되어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자 담벼락 밑이 온통 그늘로 덮히기 시작하였다. 잎이 점점 무성해지자 이제는 아예 담벼락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무들은 가지를 하늘로 펴면서 자라지만 잎이 자라면서 가지를 아래로 내리기 시작하여 결국 담벼락은 늘 그늘로 덮히게 .. 산문방/짧은 생각들 2009.05.17
텃밭에서 1-흰꽃은 무꽃인가? 추운 겨울이 지나고 텃밭에도 봄이 오고 그리고 밭을 갈아서 새로운 묘종을 심었습니다. 그러나 심지 않아도 절로 돋아난 채소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 꽃을 피운 채소입니다. 작년에 심었던 자리에서 절로 돋아난 채소가 하얀 꽃을 아름답게 피웠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무꽃이 아닌가 .. 카테고리 없음 2009.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