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 익다--다층시 2015 상반기호 사랑은 시든 후에 온다에서 보리가 익다 -서정문 보리대궁 속으로 까실하게 소름이 돋는다 어딘가 붙어 다니기 힘든 가늘로 날카로운 촉수를 밀어내고 홀로 버틴다 팔십삼 년 동안 버팀목이던 척추가 더는 견디지 못하여 휘어지기 시작한 날 어머니는 결국 지팡이를 짚기 시작했다 거기 빗장 하나를 덧대고 우둘투.. 문학지, 신문, 동인지 등 발표된 작품들 2016.01.11
보리와 유채꽃 보리와 유채꽃 보리도 알이 배어가고 유채꽃도 씨방이 맺힌다 꽃지고 바람불면 열매가 맺는 시간 모진 바람에 흔들리다 지치면 거기 흔들린만큼 튼실한 흔들려 견딘만큼 소담한 열매가 맺히는게 아닌가 국내여행/전통의 향기 2014.06.08
보리밭-연천에서 보리밭-연천에서 더러는 쓰러지고 더러는 아직 덜 익어 여름이 더 깊기를 기다린다 한 때는 넘어가기 힘든 고갯길에서 손을 내밀어 주었던 까실한 껍데기 목을 눅눅하게 해주었는데 보리 그 누른 빛으로 생명을 붙들고 그 황토빛으로 푸석한 끈을 부어 잡는다 국내여행/전통의 향기 2013.06.14
보리가 핀다 보리가 핀다 보리피리 소리 들어본 적 있는가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의 향기 그 황금빛 속에 보릿고개의 애환도 짙어졌지 이제는 추억의 향기 그 보리가 익어간다 국내여행/전통의 향기 2013.05.14
보리--베혀 눕다 보리 ---베혀 눕다 보리는 낫으로 베혀져 제가 태어난 자리에 눕습니다 까끌한 등의 감촉 보리는 그래도 그게 좋습니다 여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자리를 비워주기로 했습니다 모내기 철이 아직은 아니지만 이른 감자가 나올 때 쯤이면 하루가 다르게 대궁의 말라갑니다 누렇게 발끝이 변.. 사진방/풍경 2012.06.16
녹이 슨 탈곡기 페달을 밟다 녹이 슨 탈곡기 페달을 밟다 녹이 슬어 삭아가는 철사 톱니 비잉 돌려가면서 시간을 회전해 보면 여름날 보릿단 까칠한 보리 이삭이 송두리채 날아간다 목이 달아나 곤두박칠치는 이삭들 누른 촘촘함으로 자리를 잡은 허기 진 보릿고개 자지러지는 소리 윙윙 거리며 탈곡기가 돌아간다 녹이 슬어도 .. 시 방 2011.06.25
보리가 피는 풍경 청보리가 피는 마을 시골집에 갔다 5월, 보리밭 그 보리가 익어가고 있었다 동네 앞 밭 보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낡아 무너진 정자 툇마루 현판은 한 귀가 떨어지고 오래전 낭랑하던 글소리는 낡은 창호지 너머로 맴돈다 까끌까끌한 등덜미 긁으며 후후 혀끝으로 허기를 가늠해도 가장 밑바닥 .. 꽃 2011.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