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서정문 입력 : 2023-05-12 15:39:46 수정 : 2023-05-12 17:42:25 동백 서 정 문 제주에서 떠나올 때 동백 씨앗 몇 개를 가져와 마당 끝에 심었지요. 여름에 묻어두고 잊어버렸는데 이 겨울에 잎이 돋아나네요. 한 포기 가요. 오래 잊은 듯이 묻어둔 기억. 아주 잊힌 게 아닌가 봅니다. 나 시인이 키운 동백은 저리 탐스런 꽃을 피웠네요. 이 겨울 서울에서 어찌 그리 잘 자라게 돌보았을까요. 동백꽃 한 송이를 보고 시 한 편이 떠올랐을 겁니다. 어린 동백도 저리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답신을 보내왔어요. 꽃을 기약하고 키우는 건 아니지만, 동백이 동백답게 자랄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그럼 언젠가 저 동백처럼 탐스런 꽃을 피울 수 있겠지요. 제주의 바람과 바다와 구..